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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은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강하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봉준호 감독은 현실의 복잡성과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그 해결의 어려움을 강조합니다. 영화 속 아버지인 기택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너무 안타깝고, 그가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결말은 답답한 마음을 더욱 가중시킵니다.
영화 기생충이 보여주는 불평등과 그로 인한 비극, 해결불가능한 현실, 그럼에도 우리가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과 계층 구조의 고착화
기생충은 한국 사회의 계층 구조와 경제적 불평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기택(송강호 분)과 그의 가족은 저소득층으로, 끊임없이 생계를 유지하려 애쓰지만, 영화속에서 많은 순간 그러한 노력들이 헛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장면들을 볼떄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기택이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결국에는 그가 원하는 삶을 얻을 수 없다는 점에서 현실의 벽이 너무나 가혹하게 느껴집니다.
박 사장(이선균 분)과 그의 가족은 아무런 고민 없이 부유한 삶을 즐기고, 이를 바라보는 기택은 그들이 가진 것들을 손에 넣으려고 하면서 결국 자신의 인생에 갈등과 비극을 부릅니다. 이런 다소 극단적인 상황을 보면, 박사장 가족들도 기택의 가족들도 지나치게 극단적인가 싶으면서도 영화적인 설정이 사회 계층 구조의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거라 생각됩니다.
기택이 사용하는 방법은 문제를 해결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또 다른 갈등을 불러일으킵니다. 그의 노력은 한 순간의 행복을 선사하지만, 그로 인한 대가는 너무나 비참하여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2. 비윤리적인 방법과 그로 인한 비극
기택의 가족이 박 가족에 침투하는 방식은 사실 매우 비윤리적이고,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 기택은 아들의 입시를 돕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한 가족을 위협하며 자리 잡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그들이 부유한 삶을 맛보며 만족감을 느끼지만, 그들이 상류층의 삶을 계속해서 추구할수록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집니다.
너무나 당연하겠지만, 본래 자신의 삶이 아닌, 거짓된 욕망의 삶을 추구할 때 잘될 수가 없는 것이죠. 기택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그랬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선택들이 결국엔 큰 파국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을 보면서, 그럴 수밖에 없음에 안타깝고, 계층을 뛰어넘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크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기택은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려 하지만, 그의 행동이 결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악화시킬 뿐이라는 점에서 너무나 아쉽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걸까요? 결국 그가 해낸 것이라곤 새로운 갈등뿐입니다. 해결책은 고사하고, 비극만 쌓여가는 현실이 정말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3. 영화가 말하고 있는 해결할수없음.
기생충에서 상류층과 하류층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박 사장의 집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결국 두 계층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기택의 가족은 지하실에 숨어 있으며, 박 사장의 가족은 그들의 일상 속에서 여전히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갑니다. 집이라는 구조속에서 지하실과 지상의 차이가 곧 그들의 사회 안의 계급/구조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기택이 박 사장의 집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새로운 갈등을 해결하려 애쓰지만, 결국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한층 더 복잡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기택이 어떤 방법을 써도 상황은 바뀌지 않고, 그가 처한 현실은 점점 더 고립되어 갑니다. 내가 기택이라면, 정말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막막할 것 같다는 생각에 제 마음도 꽉 막힌 기분입니다.
기생충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은 전통적인 의미의 "해결"이 아닙니다. 봉준호 감독은 사회적 불평등과 계층 간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헛되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극을 영화를 통해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택이 박 사장에게 바라던 삶의 꿈은 결국 허상으로 드러나며, 영화는 그가 실현할 수 없는 꿈을 추구하면서 발생한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봉준호 감독이 사회적 책임과 인식 변화를 강조하는 방식은 여전히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남아,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영화는 끝납니다. 결국,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시스템적인 변화가 필요하지만, 그 변화는 언제나 멀고도 먼 것처럼 느껴집니다. 영화에서 그 해결책, 변화의 시도를 말하기란 참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겠지요.
결론: 영화는 영화일 뿐
기생충은 어디에서나 보이는 보편적인 사회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보여주는 영화로, 영화적 기법과 세련된 방식으로 어려운 주제를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통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회적 불평등과 계층 간 갈등을 해결하려는 어떤 일련의 개인적 시도들이 얼마나 헛되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극을 그려냅니다. 바로 기택과 그의 가족이 사용하는 방법들이 그렇습니다. 일시적으로 해결책인 듯 보이지만, 결국엔 문제를 더 키우고, 새로운 갈등을 초래하며 점입가경의 상황을 만들어갑니다.
영화가 제시하는 해결책이 없다는 사실이 그만큼 현실을 더 냉정하게 바라보게 만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기생충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한다’는 개념보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과 그로 인한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고, 이를 영화적 상상력과 세련된 연출, 다양한 장르적 결합으로 한 편의 영화답게 그려내고 있습니다.